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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대암산)

고창원 2012. 2. 19. 14:46

★..눈,눈,눈,, 눈속을 헤치며..

(강원도 인제군에 위치한 대암산)

흐리고 짙은운무,조망제로

뒷골-임도-능선-1220고지-1260봉-대암산(1309m)-뒷골

흐린날씨 속에 약간의 걱정을 앞세우고,,

오지산행,,심설산행에 나섭니다

인제군 북면 서흥리 뒷골에서 시작하는 대암산 산행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군사도로(임도)를 따라 한참을 걷고 나서야 산길로 접어듭니다

툭하면 길을 못찾아 알바를 하고,,

말이 등로지 간간히 표지기만 있을뿐

등산로 흔적은 거의 없다시피하고 무릎까지 빠지는 눈에

등로가 따로 없습니다

선두팀은 알바를 제대로 하고,,ㅎㅎㅎ

후미로 따라가는 일행들과 다시 만납니다

1000 고지쯤 올라서면서 심한 운무로 보이는건 온통 희뿌연 세상뿐,,

검은바위는 하얗게 분단장 하고

포근한 날씨속에 빼빼한 나뭇가지들엔 서리꽃이 수줍게 피어나고

생을 마친 고사목에도 다시금 곱게 꽃을 피워

잠시 생명을 얻습니다

아이젠도 무용지물,,

물기 빠진 눈이 무릎까지 허벅지까지 빠집니다

설탕가루처럼 뭉쳐짐없는 눈이 진저리를 치게 만듭니다

오르막엔 거의 죽음입니다

한발 두발 옮기면 그에 반이상은 다시 뒤로 밀려납니다

전진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고

오지산행답게 사방에서 찌르고 부여잡는 잡목들,,

종아리가 뻐근해 옵니다

네시간 가까이 눈속을 헤집고서야

변변한 정상석도 없는 대암산 정상에 올라섭니다

무슨 신천지도 아니고 사랑스런 님이 기다리는 것도 아니거늘,,,

그냥 오른것입니다

여기가 바로 정상이기에,,

정상엔 짙은운무에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지근의 바람서리꽃만이 대단한 산객들을 소리없이 맞아줍니다

열댓명이 죽을힘을 다해 오른 대암산 정상

조금은 허탈하지만,,,

이또한 산행의 또다른 맛이고

또다른 경험이기에,,

행복한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며

바로 되돌아섭니다

정상에서 느끼는 바람은 어느산이나 다르지만

대암산 정상에서 느끼는 삭풍의 맛도 한없이 좋고 행복하기만 합니다

비교적 포근한 날씨 임에도 제법 매섭게 바람이 옷깃을 파고듭니다

하얀 서리꽃무늬 도포를 두른 정상석도 이쁘고,,

그곳에 오르신 산님도 아름답고,,

(대암산 정상)

구상나무에 피어난 바람서리꽃,,

오늘따라 감격하리만큼 이쁩기만 합니다

사방으로 보이는건 신비스런 안개천국이기에

더욱더 멋지게 보입니다

금방이라도 산신령님이 나올법한 대암산정,,

하늘에서 선녀라도 내려올것만 같은 오묘한 대암산,,

알바에,빠지는 눈에 오르는 시간이 예정보다 많이 걸렸기에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다행히 온길로 그대로 되돌아 내려섭니다

여기저기서 픽픽 쓸어지고 미끌어지고 눈에 나딩굴지만

행복한 웃음소리만이

안개자욱한 조용한 대암산을 흔들어 깨웁니다

정상부근 한 두어군데 말고는 카메라를 꺼낼 엄두조차 나지않고

꺼낼 필요도 없고,,,

정상에서 몇장 흔적만 남기며,,

오늘은 하루종일 눈속에 파묻힐 요량입니다

하산길에 접어드니 눈이 내리기 시작하며

내려서는 걸음을 재촉하게 만듭니다

조망이 없어도 행복한 산행일것이고

눈이 무릎까지 빠져도 즐거운산행일테죠,,

힘들어도 산행은 즐겁고 행복합니다

산이기에 오르고

산이기에 즐기는 것이겠지요

온종일 눈속을 헤매고 다녀 종아리가 뻐근하지만

색다른 맛,오지산행의 진수를 느낀

멋진 산행으로 기억될것 같습니다

앞에서 러셀하느라 고생하신 대장님과

함께하신 모든 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산은 언제나 설레임이고

산은 언제나 그리움이지만

오늘 오른 대암산은

행복이었습니다.

        케롤송 모음 - 3곡 (이어 듣기)

출처 : 노천산악회
글쓴이 : 고창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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